「맛있는 아빠김밥 만들기」

1. 아빠김밥이란?

우리 엄마는 요리를 정말 잘 하십니다.
한식, 일식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우리 엄마의 요리 솜씨는 세계최고입니다.
그러나 딱 한 가지, 어릴 적부터 아빠가 해주시던 음식이 있습니다.
동글동글, 데굴데굴, 맨들맨들한 김밥!
언제나 아빠김밥을 만드는 날이면 날씨가 좋습니다.
가족들은 신이 나 마트에서 장을 보고, 아빠는 으쌰으쌰 재료들을 손질합니다.

2. 준비물

  • 달걀지단
  • 어묵조림
  • 햄조림
  • 게맛살
  • 단무지
  • 시금치
  • 당근
  • 우엉
“아빠! 시금치당근우엉도 안 넣어요?”
“우리 집은 안 넣어! 우리 집 김밥에는 초록색이 없지!”
그렇습니다! 우리 집 아빠김밥에는 채소가 들어가지 않지요.

3. 맛있는 아빠김밥을 만들어 보자!

-아빠김밥-

까만 김 위에

하얀 밥을 올리고

샛노란 달걀 한 줄

아삭아삭 단무지 한 줄

짭조름한 어묵조림 한 줄

부드러운 게맛살 한 줄

풍미가득한 햄 한 줄

돌돌 말아주면

완성!

4. 닮았네

둥그런 하얀 색을 감싼 새까만 겉면,
갈색과 노란색이 교차하는 오묘한 속.

까만 김은 커다란 아빠를 닮았고
포근하고 따뜻한 하얀 밥은 엄마를 닮았고
샛노란 달걀은 밝게 빛나는 언니를 닮았고
아삭아삭 단무지는 톡톡 튀는 나를 닮았고
짭조름한 어묵조림은 우리 가족 말소리를 닮았고
게맛살은 재미있는 우리 가족 분위기를 닮았고
풍미 가득한 햄은 우리 가족 미소를 닮았네
아하! 아빠김밥은 우리 가족을 닮았구나!

까만 김은 아빠에게 물려받은 내 머리색을 닮았고
포근하고 따뜻한 하얀 밥은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닮았고
샛노란 달걀은 내가 그리워하는 여름햇살을 닮았고
아삭아삭 단무지는 톡톡 튀는 내 성격을 닮았고
짭조름한 어묵조림은 내 고향의 바다냄새를 닮았고
게맛살은 재미있는 내 말투를 닮았고
풍미 가득한 햄은 깊게 파인 내 미소를 닮았네
아하! 아빠김밥은 나를 닮았구나!

5. 나눠먹어요!

“우리 집은 김밥에 초록색이 없어! 채소를 안 넣거든!”
“우리 집은 채소를 먹어야한다고 꼭 시금치를 넣어먹어!”
“우리 집도 채소 안 넣는데!”
“우리 집은 맛을 돋우는 비밀 재료를 넣지!”

채소를 싫어해서 넣지 않든,
채소를 먹기 위해 꼭 넣어 먹든,
각 집의 비밀 재료를 추가하든, 모두가 다 김밥이지요.
하나씩 홀랑홀랑 나누어먹는 모두가 다 김밥이지요.

+

나에 대해 어떤 글을 쓰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 언젠가부터 우리 집의 김밥 형태가 된 아빠김밥에 대해 써보기로 하였습니다. 분명 우리 가족이 김밥을 말기 시작한 초반에는 엄마도 김밥을 싸셨고 시금치도 당근도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재료로만 이루어진, 맛있는 아빠김밥을 마주한 뒤로는 줄곧 아빠김밥을 먹어왔습니다.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재료로 가득한 아빠김밥이 언제나 우리 가족을 닮았다고 생각했고, 저를 닮았다고 생각해 이 글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또, 이런 김밥의 형태가 어느 가족이나 조금씩 달라 있고 그 다름이 그 가족과 그들을 닮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누구라도 가족의 김밥, 내가 싸는 김밥, 내가 좋아하는 김밥에 대해 다시금 자세히 살펴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김밥을 싸는 날은 왜인지 모르게 설레고 들뜨게 됩니다. 소풍을 준비하는 어린이가 된 것만 같습니다. 이런 저의 감정을 한껏 담아, 마치 한 권의 동화책을 읽는 듯한 필체로 서술해보았습니다. 기다란 김밥의 모양이 스크롤 형식의 미디어에 잘 적용될 수 있도록 적어보았습니다. 나에 대한, 아빠김밥에 대한 스크롤 형식의 동화책 한 권을 적어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빠김밥을 주워먹을 생각으로 옆에서 기웃거렸을 때 만큼이나 즐거웠습니다.